(사진출처: https://www.hotcourses.kr/study-in-usa/applying-to-university/mba-msc-difference/)
거두절미하고, 난 올해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MBA과정에 입학한 것이다.
결혼 전부터 MBA는 내 커리어 완성을 위한 1순위 후보 도구였다.
국내 MBA, 해외 MBA 등 두루 많이도 알아보고, GMAT도 잠시 건드려보고,,,, 그러나 결국은 시작하지 못했었다.
뻔한 변명이겠지만, 당시 좀 아프기도 했고, 결혼도 하고, 그래서 돈도 부족했다. 학비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싶다)었다.
뭐... 이유는 나름 명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다시 MBA 과정을 알아보았고 결국은 도전했다.
도대체 왜, 굳이 이제서야, 결혼하고 아이도 키우고 직장도 겨우겨우 다니는 지금, 왜 MBA 를 질렀?을까?
#0 육아와 직장 사이의 줄다리기
늘 그렇듯 나의 아침은 5분 샤워, 1분 양치, 10분 메이크업으로 가볍게 시작한다.
그리고 1분 유치원 알림장 확인, 1분 오늘의 날씨 확인, 그리고 도우미 이모님께 간단한 오늘의 일과를 브리핑(내 일과: 야근 혹은 아이의 팝업 스케줄)한 뒤 7시 30분에 출근한다.
지하철에 몸을 겨우 접어 넣으면 이어폰으로 영어 방송을 듣는다. 그와 동시에 웹메일을 켜서 밤새 받은 이메일을 확인하며 아 아침부터 업체를 또 갈궈야겠구나 하며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데일리 플래너를 펴고 할일을 훑어본뒤 폭풍 이메일을 써내려간다. 9시부터 6시까지 평범하디 평범한 근무 일정을 끝내면 다시 퇴근철에 몸을 접어 넣는다. 잠시 하루를 돌아본다. 생각나는건 오늘 마신 커피가 너무 맛없었다는 것 뿐이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뜀박질을 하며 귀가시간을 맞추면 다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재우고 남편과 간단한 가계재무 및 예산 보고를 공유하며 하루 일과를 끝낸다.
그러고 다시 아침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니
나는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길을 잃은 새 한마리가 보였다. 날고 있는 줄 알았지만 날개 조차 펴지 못하고 팽팽한 줄 한가운데 겨우 앉아 있는 새.
#1 문제의 본질
(사진출처: https://brunch.co.kr/@flyingcity/46)
위기는 의외로 정말 자주 찾아온다.
긴급한 문제가 생겨 집에서도 일하고 겨우 업무는 진행되었으나 나는 계속 자리만 지키는 기계가 되어있었다.
하필 내가 바쁘면 아이도 아프다. 죄책감이 밀려온다. 아이는 금방 괜찮아졌지만 왠지 이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인 것만 같다.
퇴사를 해야하나. 전업주부로 산다면 어떨까. 아니면 이직을 해야하나. 다른 회사라면 나을까.
그런데 난 대체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걸까. 내가 생각하는 나의 문제를 적어보았다.
시간부족, 업무불만, 정체된 일상, 육체적 피로, 보람없는 삶,…
이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일까.
-시간부족: 우선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많기때문이다. 모든 워킹맘이 나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내가 그들보다 더 유독 더 시간이 부족한지는 생각해봐야겠지만, 외국계 회사이기때문에 비교적 야근은 적고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었다. 물론 워낙 내 시간이 부족하므로 업무를 확장하기 위한, 혹은 업무 외의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턱없이 모자랐다.
-업무불만: 난 내 일을 나름 즐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업무라는게 익숙해지면 점점 질리고 쉽게 일하고만 싶어진다. 무엇보다 이 커리어의 끝이 너무 뻔했다. 그냥 대충 중간관리자로 지내다가 퇴사. 내 업무 범위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니 나의 미래도 변화가 없겠지…
-정체된 일상: 난 늘 같은 사람들과 만난다. 회사 동료, 가족 그리고 다시 회사 동료…. 과연 난 어떤 새로운 자극을 받아본적이 있던가. 정체된건 단순히 나의 인간관계 뿐이 아닌 나 자신이었다.
-육체적 피로: 가장 부끄러운 문제였다. 왜냐하면 이것은 결코 최근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었기때문이다.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없는 삶, 이건 뻔한 원인이었으나 변명또한 계속 같았다. 시간이 부족하고 그냥 힘드니까.
-보람없는 삶: 적다보니 느낀 것이, 이게 정말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이렇게 바쁘고 치열하게 사는데도 보람이 없었다. 왜 사는건지, 왜 일하는건지,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유가 없었다. 목적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으며 따라서 그닥 좋은 결과도 없었다.
#2 비상구인가 돌파구인가
지금 수첩을 접고, 예전에 썼던 다이어리를 펼쳐보았다.
내가 원했던 삶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여전히 난 그것을 원하는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1년 가까이 고민했다. 나의 삶의 목표와 비전을 적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들을 나열했다. 가족, 커리어, 경제적 자유, 건강. 그리고 그 안에는 ‘나’ 자신이 중심이었다. 그래야만 했던 것이다.
‘나’를 중심에 세우고 나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적기 시작했다.
비전을 적으니 계획 적는 것은 쉬웠다. 가족과 건강을 위해 주말엔 운동을 하고 가깝든 멀든 여행을 떠났다. 신나는 경험을 찾지 않았던 걸 후회했다. 경제적 자유와 커리어. 이제는 단순히 몸으로 떼울 수 없는 주제. 공부를 해야했다. 난 정말 바쁜데 공부라니. 그렇다면 무엇을 공부해야할까. 무조건 당연히 나에게 필요한 공부만 해야했다.
MBA가 떠올랐다. 나의 시야를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바로 입학담당관을 찾아갔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부터 써내려갔다.
매우... 처절한 시간이었다. 다시 거울 앞에 선 것이다. 줄다리기는 끝내야했고 난 결국 줄을 끊기로 결심했다.
#3 그리고 다시 미쳐가는 중
정신차려 보니 계좌에서 등록금이 빠져나갔다. 3개월 생활비가 날아갔다.
과연 난 그 이상의 보람을 성취할 수 있을까. 3개월이 아닌 30년의 자존감을 위해 비싸지만 결코 아깝지않은 성장을 기대해본다.
긴 스토리의 시작이다. 묵묵하게 걸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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